방관하던 아이를 방어자로 바꾸려면
학교폭력이 벌어지는 자리에는 늘 세 부류가 있습니다. 괴롭히는 아이, 당하는 아이, 그리고 지켜보는 여러 아이들입니다. 사실 반의 분위기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이 '지켜보는 아이들'입니다. 이들이 못 본 척 지나가면 괴롭힘은 계속되고, 한 명이라도 "그만해"라고 말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방어자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 이것이 제가 오래 붙들어 온 질문입니다.
학교폭력을 줄이는 건 결국 '옆에 있는 아이'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 학급의 공기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정작 반을 지키는 힘은 방어행동(defending behavior), 즉 피해 상황에서 편을 들어주고 개입하는 또래의 행동에서 나옵니다. 방어자가 많은 반일수록 괴롭힘이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개입의 초점은 '가해자 색출'이 아니라 방어자를 늘리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방어행동은 타고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중학생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 방어행동은 갈등을 다루는 힘을 통해 자란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긍정적인 관계 경험이 곧바로 방어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서 갈등문제해결 능력이 다리를 놓아 주었습니다. 다시 말해, 아이에게 "용감해지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갈등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지 연습시키는 경험이 방어자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단, 아이마다 다르게
같은 연구에서 또 하나 중요한 단서가 나왔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방어행동이 자라나는 과정 자체가 달랐다는 점입니다. 이미 상처가 있는 아이에게 "네가 나서라"는 접근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입은 반 전체에 똑같이 뿌리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의 상황에 맞춘 차별적 접근이어야 합니다.
교사의 개입이 학급 규범을 바꾼다
그렇다면 교사 한 사람의 개입이 정말 반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제가 연구진과 함께 초·중·고 115개 학급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는 그렇다고 답합니다. 긍정적인 또래관계와 학급규범을 겨냥한 교사 주도 개입을 한 학급에서는, 시간이 지나며 친사회적 행동이 '학급의 규범'으로 자리 잡는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특히 교사의 지지가 개입 효과의 핵심 요인이었습니다.
클래스맵 CARE: 교사를 위한 개입 도구
문제는 "그래서 우리 반에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입니다. 클래스맵의 CARE는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교사가 바로 쓸 수 있는 개입 자료를 문제 상황별로 안내합니다. 학급 전체의 문제인지 개별 학생의 문제인지부터 짚고, 상황에 맞는 C(상담)·A(활동)·R(매뉴얼)·E(영상) 자료로 이어집니다.
각 자료는 즉흥적인 조언이 아니라 연구 근거 위에 설계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공격적인 학생이 인기 있다고 인식되는' 까다로운 상황에는, 멋짐의 기준을 바꾸는 구체적 전략과 함께 관련 연구가 함께 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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