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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관계 연구 이야기 · CARE

방관하던 아이를 방어자로 바꾸려면

글 · 최은영 교육학 박사(교육심리) · 또래관계·학급문화 연구 12년

학교폭력이 벌어지는 자리에는 늘 세 부류가 있습니다. 괴롭히는 아이, 당하는 아이, 그리고 지켜보는 여러 아이들입니다. 사실 반의 분위기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이 '지켜보는 아이들'입니다. 이들이 못 본 척 지나가면 괴롭힘은 계속되고, 한 명이라도 "그만해"라고 말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방어자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 이것이 제가 오래 붙들어 온 질문입니다.

학교폭력을 줄이는 건 결국 '옆에 있는 아이'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 학급의 공기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정작 반을 지키는 힘은 방어행동(defending behavior), 즉 피해 상황에서 편을 들어주고 개입하는 또래의 행동에서 나옵니다. 방어자가 많은 반일수록 괴롭힘이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개입의 초점은 '가해자 색출'이 아니라 방어자를 늘리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피해 방관하는 아이들 피해 방어자
한 명의 방관자가 방어자가 되는 순간, 피해 학생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방어행동은 타고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중학생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 방어행동은 갈등을 다루는 힘을 통해 자란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긍정적인 관계 경험이 곧바로 방어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서 갈등문제해결 능력이 다리를 놓아 주었습니다. 다시 말해, 아이에게 "용감해지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갈등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지 연습시키는 경험이 방어자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단, 아이마다 다르게

같은 연구에서 또 하나 중요한 단서가 나왔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방어행동이 자라나는 과정 자체가 달랐다는 점입니다. 이미 상처가 있는 아이에게 "네가 나서라"는 접근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입은 반 전체에 똑같이 뿌리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의 상황에 맞춘 차별적 접근이어야 합니다.

교사의 개입이 학급 규범을 바꾼다

그렇다면 교사 한 사람의 개입이 정말 반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제가 연구진과 함께 초·중·고 115개 학급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는 그렇다고 답합니다. 긍정적인 또래관계와 학급규범을 겨냥한 교사 주도 개입을 한 학급에서는, 시간이 지나며 친사회적 행동이 '학급의 규범'으로 자리 잡는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특히 교사의 지지가 개입 효과의 핵심 요인이었습니다.

클래스맵 CARE: 교사를 위한 개입 도구

문제는 "그래서 우리 반에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입니다. 클래스맵의 CARE는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교사가 바로 쓸 수 있는 개입 자료를 문제 상황별로 안내합니다. 학급 전체의 문제인지 개별 학생의 문제인지부터 짚고, 상황에 맞는 C(상담)·A(활동)·R(매뉴얼)·E(영상) 자료로 이어집니다.

클래스맵 CARE 학급 맞춤 자료 가이드 화면. 학급 문제와 개별 학생 문제를 선택하고 상담 활동 매뉴얼 영상 자료로 안내하는 모습
진단 결과를 보고 문제 수준을 고르면, 상황에 맞는 개입 자료로 안내합니다.

각 자료는 즉흥적인 조언이 아니라 연구 근거 위에 설계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공격적인 학생이 인기 있다고 인식되는' 까다로운 상황에는, 멋짐의 기준을 바꾸는 구체적 전략과 함께 관련 연구가 함께 제시됩니다.

클래스맵 CARE 공격-인기 연결 개입 자료 화면. 상황별 대응 매뉴얼과 활동 자료, 교사 교육 영상을 연구 근거와 함께 제공하는 모습
'공격-인기 연결'처럼 다루기 어려운 상황도, 연구에 근거한 단계별 전략으로 안내합니다.
🧭 최종 판단은 교사의 몫 CARE는 교사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맥락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담임 선생님이기에, 도구는 선택지와 근거를 제공하고 실제 개입의 판단과 실행은 교사에게 남겨 둡니다. "SAFE는 학생과 함께, CARE는 선생님의 도구"라는 원칙 그대로입니다.
📚 연구 노트 방어행동이 갈등문제해결 능력을 통해 자라며 피해경험에 따라 그 과정이 달라진다는 점, 그리고 교사 주도 개입이 친사회적 행동을 학급규범으로 만든다는 점은 아래 연구에 기반합니다.
최은영(2025). 부모의 긍정적 양육태도가 중학생의 학교폭력 방어행동에 미치는 영향: 갈등문제해결의 매개효과와 학교폭력 피해경험의 조절된 매개효과. The Journal of Korean Education, 52(1), 121–146. · 박종효·최은영(2024). 클래스넷을 활용한 또래생태 및 학급규범 개선. 교육학연구, 62(1), 155–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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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또래관계 연구로 보는 학교폭력 예방
  1. 교실 자리배치가 학급 분위기를 바꾼다 SEAT
  2. 또래관계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법 진단
  3. 방관자를 방어자로 바꾸려면 — 지금 이 글
  4. 사이버폭력, 어떻게 미리 막을까 예방
  5. 아이의 변화를 어떻게 따라갈까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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