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 진행 중인데, 생기부에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1심에서 이겼습니다. 법원은 처분의 효력을 멈췄습니다. 그런데 생활기록부의 기재는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집행정지 중’이라는 문구가 덧붙었습니다.
1무슨 일이 있었나
한 학생이 학교폭력 조치를 받았습니다. 학생은 그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소송을 내면서,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처분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습니다.
1심 법원은 피해학생 보호자에게 심문기일을 통지하고 의견을 요청했습니다. 보호자의 의견서가 실제로 제출되었습니다. 그 절차를 거친 뒤 법원은 집행정지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1심 본안에서 학생이 이겼습니다. 교육장이 항소했고, 학생은 항소심에서도 집행정지를 신청해 다시 인용받았습니다. 교육장은 두 가지를 다투며 대법원에 재항고했습니다 — 항소심이 피해학생 의견청취를 다시 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고, 생활기록부 기재를 지우라고 한 것도 법리오해라는 것입니다.
- 2024. 5. 14.1심, 피해학생 보호자의 의견서를 받은 뒤 집행정지 결정 (본안 1심 선고일부터 30일까지)
- 2024. 12. 18.1심 본안, 학생의 청구 인용 —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 교육장 항소
- 2025. 1. 14.학생이 항소심에 다시 집행정지 신청
- 2025. 1. 16.항소심, 효력정지 인용하면서 생활기록부 기재도 이에 따라야 한다고 판단
- 2025. 9. 9.대법원, 교육장의 재항고 기각
2무엇이 다투어졌나
- ① 1심에서 피해학생 의견청취를 거쳐 집행정지를 했다면, 항소심에서 다시 의견청취를 해야 하는가
- ② 집행정지가 되면 생기부 기재를 즉시 지워야 하는가, ‘집행정지 중’ 부기로 갈음할 수 있는가
- ▸ 제8·9호(전학·퇴학) → 학적사항 특기사항란
- ▸ 제4~6호(사회봉사·특별교육·출석정지) → 출결상황 특기사항란
- ▸ 제1~3호 및 제7호(서면사과·접촉금지·학교봉사·학급교체) →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란
3법원은 이렇게 판단했다
①은 다시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보았습니다. 학폭예방법 제17조의4와 행정소송규칙 제10조의2는 피해학생의 의견진술권을 보장하려는 규정인데, 이미 그 절차를 거쳐 집행정지결정이 있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조치에 대해 별도 절차 없이 다시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급심이 절차를 거친 뒤 상급심이 결정하는 경우도 같습니다.
②는 즉시 삭제해야 한다고 못박았습니다. 효력정지결정이 있으면 그 기간 중에는 처분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가 되고, 행정소송법 제23조 제6항·제30조 제1항의 기속력에 따라 처분청은 곧바로 원상회복 조치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기부의 학폭 기재는 조치가 내려지면 법령에 따라 당연히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처분이 없는 상태가 되면 기재도 함께 사라져야 논리가 맞습니다.
대법원은 집행정지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 본안 승소가능성, 효력이 유지될 때 학생이 입을 불이익의 정도, 학교폭력의 정도와 심각성, 가해학생 교정·선도의 필요성, 기재를 통한 예방·재발방지 필요성. 기재가 남으면 학생은 재판 중에도 상급학교 진학에서 불이익을 입고, 반대로 지우면 교사가 선도 자료로 쓸 수 없게 되므로 양쪽을 견주라는 것입니다.
4교실에서는 무엇이 달라지나
- 가해학생 측이 집행정지 결정문을 가져오면 생기부 기재를 지웁니다. 병기·주석으로 갈음하던 관행은 이 결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 ‘지우면 끝’이 아닙니다. 본안에서 처분이 정당하다고 확정되면 다시 기재하게 됩니다. ‘정지 기간 동안 없는 상태로 둔다’는 뜻입니다.
- 집행정지 신청 단계에서 피해학생 보호자에게 의견 기회가 주어집니다(법 제17조의4). 피해학생 측이 이 절차를 모르고 지나치지 않도록 안내가 필요합니다.
- 집행정지 결정문 원본(주문의 정지 기간)을 확인했는가
- 해당 조치의 호수에 맞는 기재란을 찾아 삭제했는가 (1~3·7호는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란)
- ‘집행정지 중’ 등 부기로 갈음하지 않았는가
- 본안 확정 시 재기재할 수 있도록 내부 기록을 별도로 남겼는가
- 피해학생 측에 의견 진술 기회가 있음을 안내했는가